최근 레이니선이 급좋아져서 결국 부산단공까지 따라가게 되었다. 원래는 서울에서도 하기로 했던 공연인데, EBS공감 촬영때문에 서울공연은 취소되고 부산만.
이날 디카에 메모리카드를 빼놓고 가는바람에 내장메모리 (몇메가인진 모르겠지만 용량이 안습, 빌려간 디카로 찍은 사진을 아직 받지를 못했다;;)에는 멤버와의 사진(!)을 아껴가면서 찍었다.
장소는 부산의 무몽크라는 클럽이였다. 들어가보니 이게 웬걸, 지금까지 가본 클럽중에서 가장 작은 클럽이였다... 공연에 온 사람들도 한 50명정도밖에 안되어보이던데... 생각보다 여성팬이 반이 넘었다. 남자의 음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완전 빗나갔음. 부산출신인데 상당히 적은 관객수. 덕분에 28번이라는 번호임에도 맨 앞줄 (베이스분 바로앞)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너무 가까워서 아이컨택조차 부끄러워질 거리. 차식이형과는 1미터도 떨어지지 않았으니.
바로 앞에 대충 쿨하게 놓여있는 셋리스트. 걍 대충 찢어서 쓴 종이. 공연전에 대충 보고 아이팟으로 다시한번 예습을 했다. 생각보다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금방 적응해서, 이런 완전 소규모 공연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etlist_
1부
1. Origin
2. Dim
3. Beautiful Shine
4. Confession
5. 그 후로 오랫동안
6. 장마
7. Water
8. 재
2부
9. Black dog
10. Trade fuckerness
11. Snuff
12. Innocent
13. Dusk Falls
14. Block
15. North
16. 꿈에
앵콜
17. Under my skin
셋리스트를 보면 알 수 있듯, 1부는 잔잔한곡, 2부는 빡신곡으로 되어있다고 차식이형이 직접 말씀해주셨다. 공연 중간중간에 멘트도 엄청 많이 하셨는데(뭐 시켰단다 ㅋㅋ), 이건 뭐 서울에서 공연하면 따라부르지도 않고 뭐 그렇다고 서울팬 엄청 까시던데... 아놔 ㅋㅋ 지역감정 쩌는 밴드다 정말. 암튼 그 진지한 말투로 말씀하시는게 왜이리 웃기던지. 불러달라고 계속 하다가 결국 안불러도 올테니 걱정말라든가 뭐 그런식의 멘트가 내내 재미있었다. 2부부터는 신발을 벗고 맨발투혼. 왜지 -_ -?
공연사진을 보자.
V_정차식
G_김태진
B_최태섭
D_김대현
Guest_나비맛
뭐 '짙은'의 분위기를 가진 게스트였다. 부산출신인듯, 앨범나왔다고 사라고 강요하는 모습이 인상적.
정말 딱 '카리스마' 적인 공연이였다. 일단 차식이형님의 목소리는 말할것도 없었다. 딱 음악을 '느끼면서' 토해내는 보컬. 그리고 내 자리에선 잘 보이지 않았지만 태진님의 기타는 정말 정열 그 자체였다. 나중에 안거지만 내귀에도청장치 멤버시더라. 진짜 재경이형(Nell기타) 이후에 진짜 멋지다고 생각한 국내 기타리스트. 다음엔 태진형님 쪽에서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이거 우리 귀염둥이 태섭형님을 버릴수가 없다. 뭐 공연중에는 딱 베이스포지션에 걸맞는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드럼 대현님 역시 느낌이 제대로 묻어났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분위기로 통일되어 단단하고도 날카로운 이미지를 제대로 그렸던 공연이였다. 이번 공연의 베스트 곡이라면 단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인 '재'. 그리고 Trade fuckerness. 그리고 North, 꿈에, 앵콜곡 Under my skin까지 이어지는 1집의 연속크리는 진짜 대박이였다.
셋리스트 종이에다가 4명 모두의 싸인을 받았다. 왼쪽 위부터 김태진(기타), 김대현(드럼), 최태섭(베이스), 정차식(보컬)의 각각 싸인. 지금 기타랑 드럼분 싸인이 살짝 헷갈리긴 하는데, 아마 맞을거다. 그리고 참 어이없었던 티켓, 저 초록색 스티커에 숫자를 쓴게 입장권이다. 이건 뭐 -_ - 돈안내고 저거 알고있었으면 아주그냥 제대로 들어왔겠는걸?
자, 싸인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 두가지. 최태섭님을 제외한 모든 멤버는 레이니선을 쓰는 레이니 + 태양모양의 동일한 싸인에 +a 하는 식으로 한다. 최태섭님이 수철 최고라고 써주셨음. 이번엔 안타깝게도 롤링홀 14주년때 보았던 아이라인을 볼 수 없었지만, 굉장히 호감가는 (게다가 귀엽.... 곰 닮으셨다 ㅠㅠ) 외모. 다른분들은 죄다 빼빼 마르셨는데 통통한 태섭이형.ㅋㅋ 싸인할때 앞에서 있던 걸 알아보아주셨다. (김대현님은 North 따라부른걸 기억하시더라 ㅋㅋ) 그리고 차식이형의 센스, 레이니선의 R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을 잘 보면, 뭔가를 더하셨다는걸 알 수 있다. 따로 언급하기에는 19금. 원래는 없는건데, 내꺼만 있다. 레어다 레어. 그렇게 믿는다. 확인은 한명밖에 안했지만, 아마 내껏만 이렇게 해주셨을거라 믿고있다. 만세~~
끝나고 싸인회가 있어서 다행히 전 멤버의 싸인을 가지런히 받을 수 있었고, 끝나고 사진찍을 기회를 노리다가 다 끝나고 한꺼번에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따로따로 다 일어나시길래 황급히 사진 부탁을 했고, 태섭님과 대현님과 한꺼번에 사진을 찍었다. 특히 이 두분들은 정말 살갑게 대해주셨다. 싸인할때도 그렇고 사진찍을때도 태섭님이 다른 분하고 이야기를 하니까 대현님이 막 집중하라고 나무라기도 하시고. 아무튼 참 기분좋았다. 기타 태진님은 좀 말씀이 없으신거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사진만 딱 찍고, 차식님은 사라진 걸 찾다가 나중에 찰칵. 좀 많이 피곤해보여서 좀 ㄷㄷㄷ하긴 했으나, 어쨋든 전 멤버들과 사진을 다 찍었다!
참 색다른 경험이였다. 정말 작은 공연장, 그리고 부산에서 보는 첫번째 공연. 이제 레이니선이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태섭이형님이 서울공연도 오라고 했을때, 악8공간다고 이야기를 했어야 하는데, 그 말을 못한게 참 한이된다. 이제, 곧 다시 뵙겠군. 레이니선과의 3번째 만남까지, 그들의 음악을 열심히 복습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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