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Hardware

Aron KB-A106S 지름신고!

 사실 제가 지른건 아니고 지인께 얻었습니다. 어쨌거나 이걸 쓰기위해서 젠더와 케이블을 질렀으니 지름신고가 되나요?




 그예전 구시대의 유물이며 한시대를 풍미(?)했던 아론 사의 기계식 키보드입니다. 안타깝게도 초기 알프스 스위치를 사용한 국내 생산제품은 아니고 그냥 허접한 중국산 유사 알프스 스위치를 사용한 제품으로 보입니다. (2005년 제품) PS/2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며 USB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지금은 볼수도 없는 구형 윈도우로고가 달린 윈도우키와 알트키의 위치를 바꿔놓았고, 엔터키가 빡빡해서 아예 저 돌기를 잘라내버렸습니다. 엔터키는 어차피 새끼손가락으로 끝부분을 누르는데, ㄴ자 모양의 엔터키를 정말 오랫만에 써봐서 그런가 빡빡하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과감하게 삭제. 스테빌라이저 지지 대도 부러져있어서 그냥 기울어지면서 스위치를 누르게 만들었습니다. 


 첫 기계식 키보드라 그런가 비교해볼 수는 없지만 일단 키가 깊어서 아직 오타가 가끔 나네요. 요즘 키보드 배열은 엔터키가 작아지고 백스페이스키가 커져서 그 위치에 있던 \ 키가 엔터키와 백스페이스 키 사이로 위치한 형태인데 이 키보드는 구형이라서 예전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습니다. 백스페이스가 아직 적응이 안되어서 자꾸 \키를 누르네요. 덕분에 1Password 단축키였던 command + \ 누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단축키를 바꾸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웬만하면 기본설정으로 쓰는데 뭐 곧 익숙해지겠죠.



 이 키보드는 위에서도 이야기했다시피 PS/2 전용으로 동작합니다. 그래서 PS/2를 USB로 극성만 바꾸어 주는 젠더를 사왔었는데, 테스터기로 찍어보니 극성이 연결이 안되어있더라구요. 그래서 내용물을 까서 다시 땜을 해서 만들었는데 여전히 동작이 안되어서 인터넷을 뒤져봤습니다. 알아보니 이건 키보드가 PS/2 USB 콤보제품일 경우에만 동작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단순 극성만 바꾸어주는 젠더로는 PS/2 only 키보드를 구동시킬 수 없다고 합니다. 이때 필요한것이 아래 사진의 PS/2 to USB '컨버터'입니다.


 


 키보드매니아 사이트에서는 카제 컨버터라는 것이 좋은 호환성을 보장한다고 되어있기는 했는데 구하기가 힘들어서 그냥 믿고쓰는 넷메이트=강원전자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오프라인 컴퓨터매장을 돌아다녀봤는데 컨버터를 구비하고있는 매장이 한군데도 없더라구요. 그니까 저같은 지방민들은 그냥 인터넷 구매가 속편한것 같습니다.


 위 컨버터를 사용하니 정상작동을 합니다. 다만 간혹가다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끔 백스페이스 키가 먹는다거나 하고 그러더군요. 그래도 일단 일반적인 용도로 쓰는데는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소리가 시끄럽긴 한데 어차피 집에서 혼자 사용하는거구요.  근데 곧 애초에 지르려던 FC700R 재고를 살펴보고 그러겠죠


 키감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경쾌하게 눌리는건 좋은데 키가 너무 깊어서 키보드질을 하는데 피로함이 조금 큽니다. 압력이 너무 높은건가? 이전에 싸구려 멤브레인 키보드나 애플 블루투스 키보드나 맥북프로 키보드보다 확 낫다는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싸구려라 그런가 이런 생각하면 막 비싼거 사고 그러나


어쨋거나 당분간 이놈 써봐야겠습니다. 확실히 막연하게 '기계식은 청축이지!'했던건 좀 사라진거 같습니다. 키보드는 매장가서 직접 쳐보고 사야한다더니 그말이 맞는거같아요. 




막짤은 이시대의_거지가_멀티미디어_키보드를_사용하는_방법.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