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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리뷰

Red Velvet - Queendom (2021)




레드벨벳 ‘퀸덤’ (2021)

한 줄 평 : 그래도 더 잘할 수 있었던 성공적인 복귀 앨범
평점 : 7/10

K-POP에서 독보적인 컨셉을 유지하고 있는 레드벨벳이 사고와 논란 끝에 1년 8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드디어 신보가 나왔다. 레드벨벳의 오랜 팬이였다면 숨겨진 힌트들을 파헤치는 재미가 있는 ‘잡화점’ 컨셉으로 그룹의 7주년을 축하했고, 바로 이어서 티저와 함께 앨범이 발매되는 프로세스는 나름 SM에서 공을 들인 티가 났다. 멤버들 역시 긴 공백 뒤에 컴백인 만큼 여러모로 최전성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를 갈고 나왔고, 그 결과 7관왕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타이틀곡인 ‘Queendom’은 요즘 K-POP 음원 인플레를 의식한 듯 자연스러우면서도 상당히 많은 영문 혼용을 통해 해외 시장을 향한 공격적인 모습을 숨기지 않은 듯 했다. 사실 레드벨벳이라는 특유의 존재감에 비해 다소 힘을 뺀 모습의 타이틀 이었는데, 걸그룹 7년이라는 마의 벽을 극복하기 위한 어느정도 안정적인 노선을 타려는 SM의 의도가 보인다. 사실 이전에 ‘Psycho’라는 노래 자체가 엄청난 성과를 이루기도 했기에 성공적인 복귀를 의심했던 것은 아니지만 걸그룹인 이상 대중성을 어느정도 확보해야 하는 만큼 심사숙고해서 고른게 아닐지.

오히려 이번 앨범에서 눈에 띄는 트랙은 두번째 트랙인 ‘Pose’와 네번째 트랙인 ‘Better be’인데, ‘Pose’의 경우 그들의 선배그룹인 f(x)를 너무나도 명확하게 그려낸 곡이라 필자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다. 마치 명작 ‘Pink Tape’ 앨범의 ‘Step’이나 ‘Kick’이 떠오르는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듯. ‘Better be’ 역시 그간 레드벨벳 수록곡 중 꼭 튀는 하나의 수록곡이 있는데, 그 자리를 계승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티져 음악으로 씌인 곡 답게 비트의 전개와 텍스쳐가 매우 뛰어나 듣는 맛을 잘 살려준다.

이번 앨범은 사실 기존 레드벨벳의 노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평범한 앨범이긴 하다만 꽤나 캐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멤버들의 랩 파트. 애초에 SM이라는 기획사가 최근에야 NCT를 통해 메인래퍼 멤버들의 랩실력이 꽤나 가파르게 올라갔다는 느낌이지만, 지금까지 SM아이돌 랩 담당 멤버들의 랩파트는 나쁘게 말하자면 끼워넣기에 불과한 퀄리티를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아이돌 랩이라는게 사실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데도 이런 것은 SM이 그렇게 ‘잘하는 듯 보이게 하는’ 랩을 하는 모습을 애초에 구현할 생각 자체가 없었다고 밖에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특히나 기본적으로 블랙뮤직이 베이스가 되어 전개되는 레드벨벳에게도 그런 별다른 디렉팅을 하지 않은 것에 꽤나 의문이 들었는데,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인지 꽤나 진보된 랩을 들을 수 있는 최초의 레드벨벳 앨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이유야 이해된다만, 여전히 안정적인 노선을 골랐다는 안일함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최근 태연의 솔로 곡도 비슷한 느낌인 것 처럼, 안정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레드벨벳 특유의 날카로움을 다소 뭉뚱그려놨다는 것이 이번 앨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뒤로 가면 등장하는 ‘다시, 여름’같은 팬송이나, 적당한 미디움 템포의 ‘Pushin’ N Pullin’ 역시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배치였다. 이는 필자에게는 장점보단 다소 아쉬운 부분이 큰데, 애초에 레드벨벳, 나아가 SM 특유의 색채를 살짝 뒤로 밀어놨다는 안일함이 자꾸 떠오른다. 어떻게 보면 ‘썸머퀸’을 위시하며 여름에 컴백했던 그간의 레드벨벳에 비하면 생각보다 무게있고 진득한 벨벳향이 가미된 여름벨벳이었으니 그렇게 나쁜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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