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SL을 떠나보내며.
한 1년 잘 쓰고 방금 평택에서 오신 분께 적당히 넘겼다. 그동안 수많은 바꿈질을 하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바디였지만, 내 형편으로는 더이상 유지가 어려울 것 같아서 더이상 쓸 수가 없었다.
카메라가 비싸봐야 얼마나 비싸겠냐만, SL 시스템은 출시된지 (라이카기준으로…) 얼마 되지 않은 바디에 L마운트 FF 렌즈가 거의 없다보니, 선택지도 없는데다 하나같이 모두 비쌌다. 가장 좋아하는 28미리 렌즈는 로드맵 상 Summicron 28mm SL이 2020년에 발매 예정이고,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50미리 렌즈는 Summilux 50mm SL이 그나마 착한 중고 가격으로 500정도면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하다. 다만 문제는 사진만 하는게 아니라 영상도 같이 하다보니, 원하는 렌즈로 화각 구성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28-50-90 정도의 밝은 단렌즈가 필요한데 L마운트로는 올해 시그마에서 나올 예정인 아트 L마운트 컨버전 렌즈를 기다리는 걸 제외하고는 딱히 방법이 없었다. 근데 굳이 아트 렌즈 쓸거면 라이카를 뭐하러 쓰냐? S1 쓰지 라는 생각이 들다보니…
디지털 라이카를 쓰다보면 항상 드는 생각은 비슷비슷 한것 같다. 신품 현행 렌즈를 카드로 샥샥 긁어대면 아쉬울게 없겠지만, 가난한 월급쟁이 입장에서는 가성비와 가격방어를 생각하지 않을 수 가 없다. SL만 하더라도 구매하고 1년만에 150만원 가량 손해를 보고 판매하는건데, SL2라도 나오는 날에 안그래도 저렴해서 가성비 바디 소리를 듣고있는 SL 중고가격은 뭐… 그렇다고 M240을 이제와서 다시 들이자니 한번 높아진 눈에 그 오래된 바디가 성에 찰 리도 없고.
유지가 불가능한 바디를 쓰는 기분이 이렇구나. 저렴한(?) 소니 FE쪽으로 가기로 했다. 라이카는 필름으로 만족하기로. 이것도 중국때문에 가격이 너무 폭등해서 허리가 휜다.
나중에 돈 많이 벌면 SL2 사야지. 그럴리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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