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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 - 사고루 기담



 


 처음으로 읽게 된 아사다 지로의 책. 예전에 동호회에서 북크로싱을 했던 '장미도둑'의 작가 아사다 지로의 책이다. 후임이 재미있다고 절대 추천.

 사고루 라는 말은, '모래로 쌓은 높은 누각'을 의미한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그러한 사고루에서의 비밀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식으로 진행되는, 어찌보면 단편소설 모음집이다. 작가는 이런 컨셉으로 다섯가지의 이야기 -대장장이, 엑스트라, 인간관계, 정원, 야쿠자- 를 옴니버스식으로 엮어놓았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들이다. 약간 일본인 특유의 모습과 전형적인 일본소설의 느낌을 준다. 하지만 다른 소설들과 다른점은, 이 단편들(이라고 하겠다)에는 화자가 정해져있다. 어떤 상황에 있는 그 상황의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들은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어떠한 과장도 없이 덤덤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이 모임의 규칙이니까. 덕분인지, 화자들의 기분이라든지, 그당시 상황이 너무나도 잘 묘사되어있다. 말그대로 어떠한 이야기꾼에게 이야기를 듣는 착각에 빠지게 해 준다. 그저 상상하고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저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으면 (읽어나가면)된다.

 각 이야기들의 소재는 물론 흔한, 그래서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각자의 직업이 다르듯 그들 이야기의 소재는 정말 다양하다. 덕분에 사실 흡입력 있는 전개는 아니다. 나같은 경우는 모두 관심 밖의 이야기들이였으니 말이다(아마 대부분의 독자가 그럴만한 소재들이다). 약간 지루함을 주기도 한다. 두께도 살짝 있는 책이였고. 연애소설은 더더욱 아니였으니. 하지만 그 '재미'를 살짝 한편으로 치워놓으면, 너무나도 인간적인, 그래서 공감하지 않으면서도 손을 들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흘러 들어올 것이다. '사고루'의 모임에 초대되어, 한쪽 의자를 잡아 편하게 이야기를 들으면 된다. 물론 각지의 명사는 아니겠지만, 소설이라는 현실바탕의 허구의 세계에서는 잠깐 유명인이 되어볼 수 있다. 그것도, 굉장히 쉬운 방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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