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6 Oneohtrix Point Never 내한공연
어떻게보면 단순히 몸으로 느끼는 것을 제외하면, 자극이라는건 상대적으로 불명확할 수 있다. 사진을 감상할 때도 굳이 그 작품의 의미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할 필요 없이 구성이나 대비에서 느껴지는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것 처럼 가사에서 오는 공감이나 곡의 구성에서 오는 카타르시스가 대부분의 음악이라는 장르에서 일반적으로 얻고자 하는 자극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 내가 뒤적거리고 있는 장르의 음악에서는 뭐 대부분 가사는 없고, 있더라도 무의미한 (혹은 아닌) 단어와 문장의 나열이고 그냥 여러가지 샘플 소스들을 순서없이 섞어놓은 기승전결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게 대다수.
올해 뒤늦게 접하게된 Oneohtrix Point Never라는 아티스트도 그런 부류중에 하나다. 이런 음악들이 최근 왜 나한테 크게 다가오는지를 꽤나 오랫동안 고민했고, 내린 결론은 바로 소리라는 본질적인 단위의 자극이라고 어느정도 정의하고 있다. Aphex Twin이라는 천재를 필두로 소위 노이즈의 매력은 최근 내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장르이니. 뒤늦게 뛰어든 장르라서 어떤 아티스트들이 내한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런 소음들을 처음으로 경험한다는것에 큰 의의가 있는 공연이었다고 할까.
공연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장 자극적인 트랙들이 너무 초반에 몰려있어서 후반부로 가면서 그 흥이 떨어지긴 했지만, 초반 I Bite Through It이나 Sticky Drama, Mutant Standard 등 그의 가장 최근 앨범 Garden of Delete에 수록된 트랙들의 라이브 믹싱, 보컬더빙은 올해 최고라고 생각했던 The Prodigy의 라이브 경험을 순식간에 잊혀지게 만들 정도였다.
여담이지만, 공연 끝나고 한참을 기다려서 대니얼을 만날 수 있었다. 사진찍는걸 안좋아한다고 듣긴 했는데, 역시 쿨하게 거절해서 싸인만 받았다. 사실 몰래 멀리서 셀카찍으면서 프레임안에 넣다가 걸렸음....
10/10
사진과 영상은 Leica Elmar 35mm + Sony a7 + Shure VP83. 영상은 나중에......